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은 넓어요. 독일은 당연히 넓죠.

이번에 호가 다녀온 도시는 이 중에서도 생소한 도시예요. 라인강 하류 (니더라인 지방)의 크산텐 (철자로는 Xanten 잔텐 이라고 해야할 것 같은데 크산텐이라고 해요)이라는 도시에 다녀왔어요.

니더라인 지방은 네덜란드와 국경에 위치해 있지만 매우 평화로운 지역이예요! 심지어 Alpen 이라는 역도 있어요. 무지 조용하고 농경지가 많아요. 뒤스부르크에 대형 항구가 있어서 그런가요? 여기에는 루르지역과는 다르게 공장이 거의 안보여요. 도시는 당연히 작고.

루르지역에서 다니는 기차와는 다르게 창문이 크고 모터로 움직여요. 그래서 진동이 느껴지죠. 우우우우웅

가다가 보면 이런 밀밭이 펼쳐진답니다. 매우 평화로워 보이죠.

이런 버스가 다녀요. 보훔은 큰 버스를 두 대 연결한 듯 한 거대 버스가 다니는데 이쪽 버스는 아담하네요. 인구가 정말 적나봐요. 여기 역 앞 정류장인데.

 크산텐은 두 가지로 유명해요. 우선 역사적으로 무지무지 오래된 곳이구요. 쾰른과 함께 독일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에 있던 유이한 로마 식민지가 있던 곳이죠. 그 이름하야 길고도 복잡한 콜로니아 울피아 트리아나 (Colonia Ulpia Triana)라는 거주지 유적이 있답니다. 쾰른에는 거의 남아있지 않죠. 물론 여기도 마찬가지 지만요. 또 하나는 이 지역에서 니벨룽겐 전설의 주인공이 태어났다고 해요. 과거 잔텐왕국이 있었고 지그프리트는 왕자였으며.. 등등. 신화위키를 참조하세요. 오래된 도시죠.

호가 여기 온 가장 큰 목적은 이 로마 유적이예요.

크산텐 고고학 유적지 (로마 거주지 유적 전체) 테마파크는 비싸요. 그러니까 입장료가 비싸요. 6유로. 그냥 겉에서만 봤어요.

성벽과 그 옆 극장시설

 

신전. 항구의 등대 용도로도 사용했다고 해요.

몇몇 복원된 건축물과 신전의 흔적, 성벽 및 각종 시설을 묶어서 테마파크로 해 두고 입장료로 학생기준 6유로를 받아요. 6 유로면 호의 3일 치 생활비예요. 그냥 겉에서만 봤죠.

항구가 있었을 라인강의 일부. 지금도 작은 보트를 타긴 하네요.

겉보기를 마치고 크산텐 시내를 보면 정말 역사의 정취가 느껴져요. 민덴도 굉장히 역사적으로 느껴졌지만, 크산텐은 아주 직설적이예요. 눈속임이 없죠. 로마유적에서 뒤를 돌아보면 바로

성벽이 보여요. 자세히 보면 이 성벽은 과거의 성벽이 아니라 그냥 복원한 성벽임을 알 수 있어요.

복원된 성벽은 그냥 담벼락 같아요. 그런데 이게 또 잘 어울려요.

그래도 문도 달려있지만. 위에 올라갈 수 없는, 방어목적이 전혀 없는 성벽이죠. 왜냐하면 이 성벽이 복원될 시기에 성벽은 필요가 없었을 테니까요.  성문 옆을 자세히 보면 과거 성벽의 위치와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잘린 부분들이 보여요. 나름 실용적인 복원이라 생각해요. 정말 중세식 성벽을 보고자 한다면, 뉘른베르크에 가면 되요. 정말 거의 그대로 남아있죠.

성문 유적이 저렇게 큰데 성벽이 담벼락 만한건 말이 안되죠. 가장 큰 성문 아래로는 해자도 있어요.

이중성문이네요

내성문이죠. 해자 위 다리.

과거 해자가 있었을 자리에는 이렇게 풀밭 공원이 있죠.

 

성문 앞에서 본 귀여운 무인 중고책 가판대.

인형이 참 귀엽더라구요. 한적한 동네지만 도시는 제법 잘 정비된 듯 보였어요. 이런 곳에서 살면 마음이 더 차분해지고 삶의 평화가 올 것 같은 동네 풍경이죠.

또한 신기한 게 있어요.

아직까지도 움직이는 풍차예요! 진짜 움직여요. 곡식도 빻아주는지 뒤에는 자루가 쌓여있기도 했어요.

잘 돌아가요. 그런데 움직이는 풍차는 제법 빠르고 무섭게 보이더라구요.

 

풍차가 삐걱소리를 내며 돌아가요. 처음 봤어요.

도시 전반의 느낌은 민덴이 독일답다면 여기는 보다 네덜란드 같아요. 네덜란드 풍 이라고 할까요. 풍차도 있고. 건물도 벽돌집이 다닥다닥.

거리를 다녀보면 종종 네덜란드 어 간판도 보이고.

돔은 돔이죠. 돔이 과거 내성벽 역할을 했을 벽으로 둘러싸여 있어요.

쾰른돔과 가장 큰 차이는 이렇게 제반 건물이 함께 모여있죠. 사제들도 먹고 살아야 하니 그 공간 말이죠.

거리는 깨끗해요. 민덴보다 깨끗해요.

그치만 볼거리는 다소 부족한,

그런 밋밋한 오래된 느낌의 도시였답니다.

네..

그나마 이번 주 크산텐이 특별했던 이유는, 독일의 이동식 놀이공원 Kirmes가 있던 날이었어요. 하필이면 호가 방문한 날 말이죠.

독일은 여유가 넘쳐요. 주말이면 할일이 없죠. 물론 대학생은 공부를 해야하지만 말예요. 그래도 학생한테 특별 교통권도 주고 여기저기 다니며, 여유를 부릴 수 있죠. 동북아시아처럼 빡빡한 삶은 아니예요. 그래서 어린이들이 제법 많은데요. 어린이들이 참 좋아할 느낌의 Kirmes 예요!

아 독일 어린이 생활방식은 한국과 참 많이 다르다는 느낌이예요. 동북아시아, 한국에는 꼭 RPG 게임 하듯 자녀를 가둬 키우는 문화가 있는데 여기는 비교적 자유로운 듯 해요. 어린이들이 참 많더라구요. 물론 에버랜드에 비하면 Kirmes 는 작아요.

딱 어린이들이 좋아할 모습에, 그런 간식들이 많죠.

적당한 강도의 놀이기구와 아, 여기도 슬러시 있어요. 독일 캐릭터 참 잘 그리는 것 같아요. 적당히 귀엽게. 인형도 그렇게 호 눈에는 참 귀엽게 보였답니다. 조금 유치해 보이기도 하지만. 어린이가 많은 모습과 잘 어울리는 듯 해요. 한국 거리에서 저런 캐릭터는 본 적이 없죠. 저것보다는 아마 학원 간판이 더 많겠죠. 아니면 이런 캐릭터를 보고 웃을 어린이가 없거나.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의 대도시들에 비하면 정말 널널한 거리의 모습.

사진 외에도 도시 전체에 각종 놀이기구 및 이것저것 파는 가판대가 있었어요.

아 그리고 인형뽑기도 있어요! 포켓몬스터보다는 귀여운 것 같아요.

여유로워 보이는.

여유로워 보이죠. 낮부터 맥주를 마실 수 있죠.

 

호도 한 카페에 앉아서 잠깐의 여유를 즐기다가 보훔으로 돌아왔답니다. 만약 유럽여행을 계획하신다면, 크산텐에는 방문하지 마세요. 그치만 이 지역에서 생활하신다면 한번 쯤 와도 좋을 것 같아요.

 민덴, 크산텐, 빌레펠트, 알테나 등등 많은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의 소도시들은 관광으로 방문하기에는 너무 소소한 것 같아요. 그냥 오래도록 이렇게 평화롭게 지내길 바라요.

 화려한 중세라면 뉘른베르크가 있고, 성 하면 퓌센이고 뭐 그렇죠. 그치만 호에게는 이런 소소함이 참 좋답니다. 일단 교통비가 공짜...

 구석구석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을 공부하는 호! 다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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